누나구렁이/시력회복에 대한 논의

저도수안경, 어디까지 맞춰봤니?

구&구 2016. 3. 29. 00:24


ㅋㅋㅋㅋㅋ방문자 '안경쟁이'님을 위한 글. 한명을 위한 글이라고 부담 팍팍 주는 글. 

(부담 갖지 말아요. 전에도 저도수안경에 대한 댓글이 있었고, 앞으로 질문이 반복될 것 같아 자동응답기처럼 써두는 글이예요.♡) 

 



1. 이론상 '가장 좋은 저도수안경'은 바로 '맨 눈'이다. 안경을 쓰지 않은 것이 가장 저도수 상태이다. 예를 들어 내가 2m 거리에 있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고 하자. 맨 눈은 +0.25디옵터 정도의 상태이겠지만 -3디옵터의 안경을 낀 눈은 +3디옵터 상태이다. 그러니 가장 플러스가 덜 되는 저도수는 맨 눈이다.




2. 경험상 가장 좋은 것은 '적정한 수준의 저도수 안경'이다. 그 이유는 첫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맨눈 상태는 그냥 없는 보기라고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너무 낮은 도수의 안경을 꼈을 때는 보는 것 자체를 포기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 A저도수안경을 꼈을 때: 친구의 눈코입이 어디있는지는 보이는데 흐리게 보인다면 그래도 눈코입을 보려고 노력한다.
  • B저저저도수안경을 꼈을 때: 친구가 눈코입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몽달귀신처럼 보인다. 그러면 그 표정을 보는 것 자체를 포기한다. 
그래서 내 경우는 저저저도수안경을 꼈을 때 오히려 시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의지가 강해서 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면 또는 경도근시라면 '맨 눈'을 강추!!



3. 시력회복훈련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난시 도수 빼기"이다. 난시는 축이 틀어진 것인데, 축이 틀어진 상태로 백날 훈련해봐야 축이 틀어진 상태에서 잘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4. 난시도수는 도수를 낮춘다, 조금 낮춘다의 개념이 아니라 아예 내 안경에서 빼버리는 것이다. 난시도수는 0.5든 1이든 절대 있어선 안된다.



6. 난시도수를 빼면 3일동안 어지러움에 시달릴 것이다. 
(난시도수가 1이 초과하는 상태였다면, 한번에 다 빼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난시도수 2를 한번에 뺀 사람이 심한 어지러움과 두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는 바뀐 축 때문에 뇌가 혼란스러워(?) 하는 것이다. 시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지만 그 스트레스를 감내하기가 힘드니 난시도수를 1정도만 빼보는 것을 추천한다.)



7. 난시도수를 빼면 기분이 더럽다. 모든 물체가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간에 2겹으로 보이고, 테두리가 뭉개지고, 눈 앞에 먼지가 낀 것처럼 불편하다. 



8. 난시도수를 뺀다고 난시가 저절로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1%도 좋아지지 않는다. 근시의 경우는 안경 도수를 낮추는 것만으로도 미세한 시력회복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축을 바꾸는 것은 훈련 없이는 불가능하다. 틀어진 축이 가만히 둔다고 원상태로 돌아오는가? 계속 교정하고 교정해서 축을 바로 잡아야 한다.


시력회복훈련을 하지 않으면서 난시를 뺀다면, 그건 생활의 불편함을 사는 것 뿐이다. "팀구렁이 이 새끼가...?" 하면서 욕을 시작할 것이다.








9. 근시는 도수를 낮추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 초고도근시일수록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이론상으론 초고도근시나 고도근시나 경도근시나 효과가 비슷해야 하겠지만, 실제론 초고도근시인들이 '과잉교정의 늪'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론이 아니라 '생활습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 안경쟁이는 -8디옵터를 끼고 2m의 거리에 있는 칠판을 읽을 수 있다. 안경쟁이가 갖고 있는 단 하나의 안경, -8디옵터는 생활에 어떤 불편함도 없게 해주는 맥시멈 도수의 안경이다. 
  • 그 안경쟁이가 집에 왔다. 여전히 -8디옵터를 끼고 50cm거리에 있는 노트북을 사용한다. 그럼 지금 안경쟁이는 과잉교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왜 3m까지나 볼 수 있는 대단한 도수의 안경을 그대로 끼고 50cm에 있는 물건을 보는 것인가. 최소한 이 안경쟁이는 1디옵터를 과잉교정하고 있는 상태이다. 최소한이 그렇다. 
  • 이 안경쟁이가 누웠다. 여전히 -8디옵터를 끼고 30cm 거리에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그럼 지금 안경쟁이는 최소한 2디옵터 과잉교정하고 있다.


초고도근시인들이 저도수안경을 끼는것만으로 근시가 좋아질 수 있는 이유는 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다. -8디옵터를 끼던 안경쟁이가 -7디옵터로 저도수안경을 맞춰왔다. 하지만 저도수안경이라 생각했던 -7디옵터는 50cm의 물건을 볼 때는 저도수가 아니다. 정상교정이다. 


초고도근시인들은 대부분 이렇게 과잉교정 상태이다. 그래서 과잉교정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부자연스럽게 나빠져 있는 눈이 조금 회복된다.



10. 그렇다면 위의 경우 안경쟁이는 최소한 2개의 안경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최소한 2개의 안경이 필요하다.
  • 안경쟁이가 2m를 볼 때 필요한 안경 = 지금처럼 -8디옵터를 낀다고 하더라도
  • 안경쟁이가 50cm에서 노트북, 책을 볼 때 필요한 안경은 = 최소한 -7디옵터이다. 이게 정상교정이다. 저도수안경인게 아니라 이제 정상 교정이 된 것이다.



11. 그렇다면 정상교정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저도수안경은 어떻게 맞추는가? 보라매눈 양원장의 의견을 따르면 간편하다.
  • 끼고 0.7~0.8이 보이는 일상생활용 저도수안경
  • 끼고 0.3정도가 보이는 독서용 안경


12. 그게 디옵터로 표현하면 얼마인가?
일괄적으로 말하기가 곤란하다. 안경점 가서 맞춰보면 제일 좋다. 기계로 내 눈의 시력을 체크하는 것 말고... 엄청 두꺼운 테에 렌즈를 하나 넣었다가 뺐다가 하면서, "이거 끼고 걸어보세요." "지금 잘보이나요?" 체크하는 그 안경 있다. 그걸로 한도수 더 높여줘보세요, 낮춰줘보세요. 지금 낀 게 몇 디옵터인거예요? 하는 식으로 확인하면서 안경을 결정한다. 


나도 그렇게 했다. -7디옵터 끼워줘보세요, -6.5도 껴볼게요. 한 도수 더 낮춰도 될 것 같아요. -6.25 껴볼게요. 이런식으로 찾아갔다. (참고로 안경점에서 '한 도수'라는 것은 0.25디옵터이다.) 

(안경점이 하는 잔소리는 덤이다. "아니, 난시를 안 넣는것도 이해가 안가는데 왜 도수를 낮추냐!!" 그러면 책 보는 용도로 낮은 도수 맞추는겁니다 대답하고 넘겨라.ㅋㅋㅋㅋㅋ)


기준점은 시력표 0.8을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또는 이정도 흐려도 일상생활이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서는 정도여야 한다. 너무 욕심내서 많이 낮췄다가 일상생활이 안되면, 결국은 또 높은 도수의 안경을 꺼내게 된다. 그러니까 무리하지 말고 적정한 수준으로 맞춰야한다.



13. 0.5 디옵터만 내려도 꽤 흐려진다. 내 눈이 더럽게 나쁘구나. 0.5디옵터가 이토록 소중한거였구나를 뼈저리게 깨달을 것이다.



14. 패기있게 1디옵터를 낮추면 시력표 딱 1.0까지 읽던 사람이 0.4까지 밖에 못 읽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3일동안 어지러움에 시달릴 것이다. 3일 후엔 완쾌! 



15. 나는 한번에 1.25디옵터를 낮춰본 적이 있는데 시력표 0.6정도를 읽었다. 아마 과잉교정 되고 있었기 때문에 1디옵터 이상을 뺐지만 0.4이상을 읽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하지만 수치와는 별개로 정말정말 무서웠다. 시력표 0.6을 읽는 게 별거 아니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 생활로 닥쳐오면 그렇지 않다. 멀리서 오는 버스번호를 읽을 수 없다. 무한도전 자막을 잘 읽지 못한다. 친구를 잘 못알아본다. 



16. 목적을 정해야한다.
안경쟁이님의 경우처럼 그냥 책읽는 용도의 안경이 필요한 것이라면, 약 1~2디옵터 정도를 낮춘 저도수 안경을 맞춰서 책을 읽고, 일상생활은 100% 선명하게 보이는 지금의 안경(소프트렌즈)를 껴야한다. 그러면 과잉교정을 피하기 때문에 눈이 더욱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현재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시력회복 훈련을 할 생각이라면 진짜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어야 한다. 모든 안경(소프트렌즈)을 저도수로 낮추고 난시를 빼야 한다. 책보는 용도 안경은 저도수안경보다 더 저도수인것으로. 그리고 훈련을 열심히 열심히 해야한다.



둘은 완전히 별개의 목적이다. 현재의 시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과 공격적으로 시력을 회복해나가는 것. 

전자의 경우는 그 저도수안경이 본인에게 영원히 저도수안경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생활에도 저도수안경을 끼라고 명령하는 것은 세상을 흐리게 보라고 명령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미래에 시력이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 열어두는 것이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저도수안경을 맞춰와서 더이상 저도수안경이 아니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내가 -6.25를 저도수안경으로 맞춰왔지만 지금은 -6.25가 잘보여서 저도수안경이 아니게 되었듯이. 그 과정에는 시력회복'훈련'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