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화장품 만들기에 대한 생각
처음 천연화장품 만들기를 시작할 때는 온갖 사이트와 블로그들이 알려주는 레시피를 따라 하기 바빴습니다. 그리고 3년 가까이 화장품 만들기 취미를 이어오면서 이제는 저만의 레시피가 생겼습니다. 지금은 검색 없이 혼자서 만들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인터넷에 수많은 레시피가 있습니다. 그 중 어떤 레시피는 좋다, 나쁘다 할 것이 없이 다 좋습니다. 그리고 누가 최초 개발자인지, 출처가 어디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자료가 많습니다. 자신이 개발한 것 같이 글을 쓰는 블로거도 처음부터 화장품을 만들 줄 알았던 것은 아닐테니 최초의 무언가를 보고 공부한 것입니다. 결국 새로운 레시피는 없다는 말입니다. 기본 공식에서 모방, 변형, 또 변형된 것이죠. 그러니 더 좋은 레시피, 나쁜 레시피는 없습니다. 저도 지금 제가 만드는 화장품이 어디서 기본 레시피를 따왔는지 출처를 모를 정도입니다.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볼 때마다 저장해서 한 액셀 파일로 모았거든요. (자료를 공개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제가 앞으로 블로그에 올리는 레시피도 흔한 레시피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연화장품 만들기를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 '레시피'를 보는 이유는 기본 공식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대략 몇 퍼센트의 물과 오일이 들어가야하는지, 몇 퍼센트까지 첨가물이 허용되는지, 피부 타입이 건성인 사람들은 여기서 오일을 좀 더 넣는다던지, 이 재료는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그런 것들을 레시피를 보고 익힙니다. 어떻게 보면 이 레시피, 저 레시피를 보면서 그 레시피들의 공통점을 추려내서 대략적인 화장품 구성 공식을 체득하는 겁니다. 그러니 레시피 공부는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요리도 요리책을 보고 따라하다가 고수가 되는 것처럼요.
그렇게 대략적인 규칙이 익혀지고 나면 변형이 가능합니다. 건성, 지성, 중성 세 타입으로 나눈 분류 말고 진짜 내 피부 타입에 맞는 화장품을 만들게 됩니다. 같은 레시피지만 동생이 쓰는 로션, 내가 쓰는 로션을 다르게 만듭니다. 대체로 정제수 비율이나 오일 종류, 추출물이나 첨가제 종류를 바꾸는 등의 변형이죠. 1인을 위한 1화장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천연화장품 만들기의 장점 첫번째가 나옵니다. 1. 진짜 내 타입에 맞는 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똑같은 내 피부지만 여름용, 가을용, 겨울용을 다르게 만듭니다. 물을 10이라도 더 넣고 5라도 덜 넣고 하는데서 보습력과 발림성에 차이가 납니다. 그 차이를 내가 기록하고 내가 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2. 두번째 장점은 재료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넣기에 꺼림칙한 재료를 피할 수 있고 내 피부에 유난히 잘 맞는 성분만 배치할 수 있습니다. 화장품 브랜드에서 구입하면 비싼 재료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는 부차적인 이익도 있습니다. 독한 향도 피할 수 있고 석유계 첨가물, 화학적 성분을 피합니다.
3. 대체로 건조함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기초화장품에서 나오는 장점이 아니고 세안제에서 나오는 장점입니다. 천연화장품을 만들어 쓰고나면, 시중에 판매하는 세안제품, 샴푸가 굉장히 뽀득뽀득하고 잘 씻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굉장히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는 걸 느끼죠. 기초를 똑같이 쓰더라도 세안제품만 천연화장품 만들기로 바꾸면 피부 건조함이 훨씬 적어집니다. (하지만 뽀득뽀득하게 씻기지 않는 것에 적응하지 못해서 천연화장품을 포기하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화장품에 이미 만족하고 있는 경우 특별히 바꿔야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겠죠.)
문제점 몇가지도 함께 언급하고 싶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요. 천연화장품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은 깨놓고 화장품 만들기를 시작하고 싶어서입니다. 1. 천연화장품 만들기가 정말 '천연'인 것은 아닙니다. 보통 레시피 검색할 때 '천연화장품 만들기' 또는 '천연샴푸, 수제비누 만들기' 등으로 검색하기 때문에 저도 천연화장품 만들기라는 단어를 쓰겠지만. 그냥 '화장품 만들기'가 가장 적합한 단어인 것 같습니다. 완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각 재료를 구입해서 셀프로 만들었다는 것이지, 그 재료가 하늘에서 나온 것 아닙니다. 공장에서 나왔죠. 제조업체에 따라 기술이 다를 것이고, 더욱 건강하게 만들었다던가, 단가가 비싸다던가 등의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 공장입니다. 지금 화장품 만들기 재료 사이트가 너무 많아져서 제조업체도 어딘지 확인 못하고 재료를 산다는 문제는 덤입니다.
2. 레시피와 재료를 맹신하지 마세요. '화장품 다이어트'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시중에 파는 화장품에 비하면 저희는 아주 다이어트 된 화장품을 만들어 씁니다. 그렇지만 아직 욕심을 다 내려놓지 못해서 들어가나 안 들어가나 차이가 없는 재료를 많이 얹는 레시피도 있습니다. 그 재료가 갖고 있는 기능, 글로 표현된 기능을 보면 피부가 이미 백옥이 되었어야 합니다. ㅋㅋㅋㅋ 들어간 것과 안 들어간 것의 차이 체감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한 로션에 아주 많은 재료를 때려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고민되는 재료가 있으면 넣고도 만들어보고 빼고도 만들어 보세요. 넣었을 때 판타스틱한 차이가 있는 재료는 넣으셔야 합니다. 하지만 빠졌는지 모를 재료도 있을 겁니다.
3. 재료에 대한 얘기를 이어가는 것 같습니다. 원재료의 '방부기능'에 대한 의문입니다. 천연화장품 사이트에서 완성된 화장품 유통기한에 겁을 줍니다. 나프리 등 천연방부제를 넣어야 최장 6개월이고 아니면 1, 2개월 정도라는 것입니다. 물론 음식도 그렇고 신선할 때 바르면 제일 좋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의문스럽다는건 완성된 화장품도 생각보다 오랫동안 썩지 않는다는 겁니다. 저는 그 원인을 원재료에 이미 방부제가 충분히 들어가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만들기 원재료들은 유통기한이 1-2년입니다. 그러니까 천연화장품 만들기에 쓰이는 재료들에 이미 우리 피부에 해로운 방부제들이 많이 들어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결국 1번 단점으로 돌아가네요. 화장품 만들기는 '천연'이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하지만!! 저는 화장품을 죽을때까지 만들어 쓸 겁니다. 제 피부타입에 맞는, 제가 필요한 상황에 100퍼센트 적합한 화장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고. 향료 석유계계면활성제 색소 등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식구들의 화장품을 다 만든다면 재료를 대용량으로 사기 때문에 돈도 아낄 수 있습니다. 다만 화장품 만들기가 '천연'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걸 인정하고 함께 화장품 만들기를 즐기면 좋겠습니다. 의견도 댓글로 주고받고요. 그럼 이제 제가 쓰고 있는 레시피와 거기에 경험을 녹인 팁 등을 함께 써서 블로그에 게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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