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렌즈로서의 '디옵터' 개념 이해
지난 글에서 시력을 '마이너스'라 잘못 부르게 된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디옵터와 시력을 구분하는 데 열을 올렸다. 동생이 댓글 달아준 것을 보니 디옵터에 대해서 자세히 다룰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열심히 공부했다.
이전글을 '반드시' 읽고 오셔야 합니다. 이번 글은 3편으로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1편, 2편을 읽지 않고 오면 너무 어려워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도입
디옵터 (diopter)의 daum다음 백과사전 검색 결과를 보자.
렌즈의 배율은 초점거리의 역수에 비례하기 때문에(→ 렌즈), 디옵터 단위의 렌즈 배율은 수치상으로 1m를 초점거리(미터 단위로 환산)로 나눈 것과 같다. 렌즈의 배율에서 나타내는 부호는 렌즈가 입사된 평행광선을 수렴시키는지 혹은 발산시키는지를 나타낸다. 예를 들면 초점거리가 1m인 오목 렌즈는 디옵터가 -1이고, 초점거리가 1/2m인 볼록 렌즈는 +2이다. 2개나 그 이상의 얇은 렌즈들의 결합배율은 각 렌즈 배율의 총합과 같다. 그러므로 디옵터가 30인 렌즈와 -10인 렌즈가 결합되면 디옵터가 20인 볼록 렌즈와 같아진다.
이번 글에서도 원시교정 (+플러스 디옵터)의 렌즈는 중요한 논의대상이 아니다.
디옵터=초점거리의 역수
위 설명에 따라 디옵터(diopter)는 초점거리의 역수에 비례하는 렌즈 배율이다.
- 초점거리가 1m인 오목 렌즈는 디옵터가 -1이고
- 초점거리가 1/2m인 볼록 렌즈는 +2이다.
여기서 +는 볼록렌즈이고 -는 오목렌즈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니 +,-때문에 헷갈리지 말고 숫자만 집중해서 보라. 그러니까 "1m/초점거리 =디옵터"를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ex) 100cm/ 초점거리 1000cm = 0.1디옵터
100cm/ 초점거리 400cm = 0.25디옵터
100cm/ 초점거리 200cm= 0.5디옵터
100cm/ 초점거리 100cm= 1디옵터
100cm/ 초점거리 50cm = 2디옵터
100cm/ 초점거리 33.3cm = 3디옵터
100cm/ 초점거리 25cm = 4디옵터
100cm/ 초점거리 20cm = 5디옵터
100cm/ 초점거리 10cm = 10디옵터
100cm/ 초점거리 5cm = 20디옵터
그런데 이것을 유심히 보면 의문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 때 초점거리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의 초점거리인가? 사람의 초점거리를 말하는 것인가? 그리고 4m가 초점거리인 사람에게 0.25디옵터의 렌즈가 필요한가? 등의 의문이다.
초점거리라는 게 무슨 말인가?
아래는 뉴스 칼럼에서 일부 가져왔다.
디옵터는 미터(m)로 표시되는 초점거리의 역수로 표현하면 이해하기 쉽다. 예를 들어 -5디옵터라면 1/5m의 거리, 즉 20cm에서 봐야 망막에 가장 정확한 상을 맺는 상태라는 뜻이다.
[출처:eye건강칼럼 시력과 디옵터,어떻게 다를까.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9011737342&code=900303 경향신문]
이 뉴스에 따르면, '-5디옵터는 1/5m의 거리, 즉 20cm에서 봐야 망막에 가장 정확한 상을 맺는 상태'이다. 이 설명에 따르면 망막에 상을 맺는 누군가가 있다는 말이다. 사람을 전제로 한다.
이 글이 하고 싶었던 말은 '20cm까지밖에 선명하게 보지 못하는 사람이 더 멀리까지 선명히 보기 위해서 -(마이너스=오목렌즈)5디옵터의 안경을 맞춰야한다'는 말이다. 다른 블로그들, 심지어 00안과 이름을 달고 있는 블로그들까지 모두가 글을 공유한 것처럼 똑같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 설명은 논리상 허점이 있다. 렌즈의 배율이라는 디옵터를 정의하다가 왜 은근슬쩍 '망막에 상을 맺는 상태'라는 시력으로 넘어가서 '마이너스'를 다루는가. 중간에 무언가 생략되어서 사람을 혼란스럽게 한다.
디옵터 = 렌즈 자체의 초점거리이자, 굴절력
아래 블로그 설명이 디옵터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
렌즈의 굴절력을 표시하는 단위로 초점거리 (m로 표시)의 역수를 디옵터 diopter[D]라고 표현합니다. 초점거리가 짧을수록 굴절력은 강합니다. 이렇게 말하니 더욱 모르시겠죠?
예를 들어 어렸을 때 돋보기를 이용해서 햇빛으로 먹지를 태우는 장난을 해보셨을 꺼예요~ ! . 이때 20cm (0.2m)에서 햇빛이 초점을 맺었다면 이 돋보기의 굴절력은 1/0.2=5 + 5D가 되는 겁니다.
[출처] [디옵터] 디옵터가 무엇인가요? 디옵터와 시력관계|작성자 눈의신세계
이제야 수긍이 간다. 디옵터라는 것은 '렌즈 자체의 초점거리'이다. 위 사례에서는 20cm를 예로 들었다. 세상에 수많은 렌즈가 있는데 그 렌즈의 초점거리가 20cm인 것은 '5디옵터'라 부르고, 100cm에서 초점이 모이는 것은 '1디옵터'라 부르고, 50cm에서 초점이 모이는 것은 '2디옵터'라 부르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초점거리는 굴절력으로 이어진다.
[왼쪽의 것을 초점거리가 50이라고 가정하고 오른쪽 것을 100이라고 가정하자]
- 초점거리가 50이면 굴절력이 높다. 목표한 곳에 도달하려면 급하게 꺾어야 한다. = 렌즈의 능력이 세다 ㅋㅋ = 디옵터가 높다 = 렌즈의 도수가 높다.
- 초점거리가 100이면 굴절력이 낮다. 좀 여유있게 가도 도달한다 = 렌즈의 능력이 약하다 = 디옵터가 낮다 = 렌즈의 도수가 낮다
라고 상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눈이 나쁠수록(시력이 낮을수록) 높은 굴절력을 가진 렌즈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디옵터가 높아지는 것은 굴절력이 높아진다는 것이고 초점거리가 짧아진다는 것을 의미함을 알았다. 그리고 빛을 20cm거리에서 한점으로 모을 수 있는 렌즈가 있으면 그걸 5디옵터라 부르고, 50cm거리에서 한점으로 모을 수 있는 렌즈가 있으면 2디옵터라 부르기로 했다는 것도 알았다.
이러한 렌즈의 디옵터 개념은 내 시력을 직접 가리키는 게 아니다. 이전 글에서 다뤘듯이 시력은 내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게 어디까진가를 나타내는 것이고, 디옵터(마이너스 몇)은 선명하게 보기 위해 끼는 안경의 도수를 나타내는 것이다.
결론과 새로운 문제제기
지금까지 디옵터와 시력을 열심히 구분해냈다. 디옵터는 곧 시력인 것이 아니라, 그 시력을 가진 사람이 끼는 렌즈의 도수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디옵터는 초점거리와 굴절력을 준거로 삼는다. 이 결론을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시력 척도 | → |
안경렌즈 | |||
---|---|---|---|---|---|
피트 | 10진 | 디옵터 |
|
렌즈의 초점거리 |
굴절력 |
20/500 | -6.00 |
20cm미만 |
높다 | ||
20/400 | -5.00 |
20cm |
|||
20/300 | 0.10 | -4.00 | 25cm | ||
20/150 | 0.125 | -3.00 |
33.33cm |
||
20/80 | 0.25 | -2.00 |
50cm |
||
20/40 | 0.50 | -1.00 | 100cm | 낮다 | |
20/20 | 1.00 |
0 |
[왼쪽의 시력척도 부분은 출처: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94%94%EC%98%B5%ED%84%B0][오른쪽의 표는 필자가 임의로 붙임]
이까지 이해한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는 이유는, 시력과 렌즈의 디옵터를 구분지을 수 있게 되면 시력=디옵터 '1:1 짝짓기'를 깰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 내 눈은 0.1이야 그러면 -마이너스 4디옵터야. (또는 -4디옵터 렌즈를 무조건 껴야해)
- 내 눈은 0.5야. 그러면 -마이너스 1디옵터야. (또는 -1디옵터 렌즈를 무조건 껴야해)
이런식으로 0.1 = -4디옵터와 같이 무조건 확정지어 버리기를 고집하다가
- 내 눈은 0.1이야. 그러나 디옵터는 안경 렌즈로서 내 눈과 별개로 존재하니까 -4디옵터를 껴도 되고 -3디옵터를 껴도 되고 -2디옵터를 껴도돼. 심지어 -5디옵터를 껴도 돼. 단지 렌즈에 따라 덜 보이거나, 덜 잘보이거나, 더 잘보이거나, 어지럽거나 등등의 차이가 있을 뿐이야.
- 내 눈은 0.5야. 그러나 디옵터는 안경 렌즈로서 내 선택의 문제니까 -1디옵터를 껴도 되고, 렌즈를 안끼고 그냥 흐린상태로 살아도 돼
이런식으로 1:1대응을 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개인이 목표로 하는 시력에 따라, 활동양상에 따라 다른 렌즈도수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같은 디옵터의 렌즈(안경)을 끼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맨 눈의 시력도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같은 시력을 가진 사람도 얼마든지 상황에 따라 다른 안경을 낄 수 있다.
시력(눈나쁜정도) |
→ |
시력 척도 |
→ |
선명하게 보게 해주는 안경 | ||||
---|---|---|---|---|---|---|---|---|
디옵터 | 피트 | 10진 |
|
디옵터 |
렌즈의 초점거리 |
굴절력 | ||
+6.00 |
20/500 | -6.00 |
20cm미만 |
높다 | ||||
+5.00 | 20/400 | -5.00 |
20cm |
|||||
+4.00 | 20/300 | 0.10 |
-4.00 |
25cm | ||||
+3.00 | 20/150 | 0.125 | -3.00 |
33.33cm |
||||
+2.00 | 20/80 | 0.25 | -2.00 |
50cm |
||||
+1.00 | 20/40 | 0.50 | -1.00 | 100cm | 낮다 | |||
0 | 20/20 | 1.00 | 0 |
(내 눈이 +4디옵터 상태인 것의→ 시력을 0.1이라고 표현하고→ 그 때 -4디옵터의 안경을 낀다.)
이 과정을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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