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을 '마이너스'라고 잘못 부르게 된 이유
1. 안경처방전
안경점 또는 안과에서 내 시력을 측정하고 안경처방전을 받을 때 이런 기록을 받는다.
R -2.75 |
이를 보고 우리는 '내 오른쪽 눈은 마이너스 2.75이고 왼쪽 눈은 마이너스 2야' 라고 말한다.
바른 용어와 원리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간편하게 하기 위해 이렇게 말하는 것은 괜찮다. 우리가 본말을 알고 있으면서 일상생활에서 줄임말을 사용하는 것은 괜찮듯이 말이다. 문제는 본말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줄임말만 쓰다가, 줄임말이 맞는 단어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내 오른쪽 눈은 마이너스2.75이고 왼쪽 눈은 마이너스2야'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이 말의 정확한 의미는 '내가 선명한 세상을 보기위해서 렌즈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그 때 필요한 렌즈가 오른쪽은 -2.75디옵터이고 왼쪽은 -2.00디옵터야.'이다.
2. 안경(렌즈)에 대한 이해
그렇다면 왜 하필 마이너스이고, 수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안경처방전을 이해하려면 안경(렌즈)를 이해해야한다. 렌즈는 +(플러스)를 시켜주는 것이 있고 -(마이너스)를 시켜주는 것이 있다.
- +(플러스)는 볼록렌즈로서 내 눈에 +디옵터를 추가해준다. = 내 눈이 A라는 물체가 너무 가까워서 안보일 때, 가까운 것을 보게 해준다. = 원시를 교정한다. = 나이가 많은 분들이 신문을 가까이서 보면 안보여서 멀찍이 두고 보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가까워서 안보인 경험이 없는 젊은이들은 공감할 수 없겠지만 어쩄든 가까워서 안보이는 것을 보게 도와주는 흔히 말하는 할머니 돋보기 안경이다.
- -(마이너스)는 오목렌즈로서 내 눈에 -디옵터를 추가해준다. = 내 눈이 A라는 물체가 너무 멀어서 안보일 때, 먼 것을 보게 도와준다. = 근시를 교정한다. = 대부분 안경을 끼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원시에 관심이 있어서 온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애초에 글 목적이 마이너스 시력이라고는 잘못 부르게 된 원인을 밝히는 것이고 플러스 시력이라 잘못 부르는 일은 없으니 원시교정(볼록렌즈)는 논외로 하겠다.
수치는 클 수록 렌즈의 능력이 높아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2디옵터의 렌즈와 -4디옵터의 렌즈가 있으면 -4디옵터가 훨씬 더 먼 것을 보게 해주는 렌즈이다. = 내가 저~기 있는 물건을 보기 위해서 -2디옵터의 도움 가지고는 안될 때 -4디옵터의 도움을 구한다. = 거꾸로 말하면 내 눈은 -2디옵터로는 부족한 나쁜 눈이다. = 수치가 클수록 눈이 더 나쁨을 의미한다.
3. 시력을 마이너스라고 잘못 부르게 된 이유
위에서 우리가 흔히 부르던 '마이너스'의 정확한 풀네임은 '내 눈이 잘 보이게 만들어주는 마이너스 몇 디옵터짜리 렌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 '내 시력은 몇이고, 내가 끼는 렌즈는 마이너스 몇 디옵터야.' 하고 말하지 않고 이를 잘못 혼용해서 사용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내 시력이 너무 나빠서 시력으로 표현할 수 없게 되어서이다. 처음부터 마이너스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친구끼리 대화할때, "너 시력 몇인데?" "니 눈 몇이고? (사투리ㅋㅋ)" 라고 질문하면
"어~ 내 눈 0.5"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이미 눈이 나빠서 안경을 끼고 있다면 "어~내 눈 안경끼면 0.9다"라고 대답한다.
안경 안 끼고는 몇인데? 물으면 "안경 안 끼면 음...0.3이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안경을 안 끼고서는 0.1밖에 안되거나 0.1도 안보이는 눈이 되었다면?
"어... 내 눈 0.1도 안보인다"
"그럼 니 시력이 몇인건데???"
"음...마이너스 3 ?"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거꾸로 눈이 별로 나쁘지 않은 사람이 마이너스 몇이라고 말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내 눈은 -0.5디옵터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없다. 왜냐면 이 사람은 "내 눈은 0.7이야"라고 말하면 되기 때문이다. 마이너스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 중에서 마이너스2 이하의 숫자를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마이너스) 2디옵터는 시력으로 0.2이기 때문이다. 만약 내 눈은 "마이너스1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안경점의 말을 따라하는 것에 불과한 사람일 것이다.
나안시력 |
대략적 예상 교정렌즈 굴절력 -6.0디옵터 |
[출처: 양원장이 만든 시력과 디옵터의 관계표(http://cafe.naver.com/sukchul67/5710)]
이정도 반복해서 살펴봤으면 시력과 안경도수를 의미하는 -디옵터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위 표에서 내 시력은 왼쪽과 같이 표현하고, 내가 목표로 하는 1.0까지 보기위해서 표 오른쪽의 마이너스 디옵터의 렌즈를 낀다.
4. 똑같은 시력이라도 똑같은 디옵터의 렌즈를 끼는 건 아니다.
위에서 '1.0까지 보기위해서 표 오른쪽의 마이너스 디옵터의 렌즈를 낀다.'는 표현에 주목하면, '똑같이 시력이 0.1인 두 사람이 있어도 똑같은 -3디옵터의 렌즈를 끼는 건 아니다.'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바로 설명하겠다.
- A라는 사람의 시력은 0.2이고 시력표의 1.0까지 보기 위해서, -2디옵터의 렌즈를 꼈다.
- 그러나 A가 시력표의 0.8정도까지가 목표라면 -1.5디옵터의 렌즈를 끼면 될 것이다.
- B라는 사람은 시력이 0.1이다. 1.0까지 보려면 -3디옵터의 렌즈를 껴야하겠지만
- B는 흐릿하게 보여도 잘 살아서 그냥 -2디옵터의 렌즈를 끼고 있다
그러면 B가 A보다 눈이 나쁜데도 똑같이 -2디옵터의 안경을 끼고 있는 것이 된다. 그리고 똑같은 사람이라도 목표하는 시력에 따라 끼는 렌즈 도수가 얼마든지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마이너스) 몇 디옵터야' 라고 내 눈의 시력을 부르는 것은 위험하다. 물론 친구들 간의 대화에서 말하는 마이너스 디옵터는, 보통 안경점에서 불러준, 1.0을 보기 위한 렌즈 도수이니까 친구들 간에 비교하기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 눈 건강과 시력회복을 위한 운동을 위해서, 디옵터가 아닌 내 정확한 시력을 알고 있는 것이 좋다.
내 시력과 내 안경의 디옵터 개념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면 이 글의 주제는 이해한 것이다. 이 글을 배경지식으로 삼아, 다음글에서는 왜 안경이 여러개 있어야 하는지, 시력이 좋아지도록 하기 위한 올바른 안경 착용법을 설명하겠다.
[이 글에 이어서 작성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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