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벗고 코 박고 책읽기 (일기)
지난 번 일기를 쓸 당시에는 시력이 좋아지도록 안경을 벗는 시간을 많이 가졌었다. 눈이 훨씬 잘 보이게 되어서 기분도 좋고 뭔가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다. 그런데 졸업시험을 앞두고 2주 간 공부에 매진하느라 단 한번도 안경을 벗지 않고 공부만 했다. 아무래도 안경 벗고 코박고 공부하는 게 속도가 나지 않아서, 그리고 노트북으로 자료를 타이핑하고 정리하는데 모니터가 안보여서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요즘 눈이 심각하게 잘 안보인다는 걸 느낀다. 만약 원래 끼던 -7.5 디옵터 안경을 꺼내서 낀다면 다시 잘 보일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6.25디옵터 안경을 끼고 있다. 집에서 생활하는 것은 당연히 충분한데, 밖에 나가서 사람 얼굴이 뭉개져서 보이고 아무도 알아볼 수 없고, 내 친구도 찾을 수 없어서 공포를 느꼈다. 어제 운동장으로 친구가 먼저 나갔는데 밤이고...사람은 너무 많고...운동장은 너무 넓어서... 친구가 나 불러줄 때까지 기다렸다....ㅠㅠㅠㅠ 멀리서 목소리 듣고 팔 흔들어대는거 보고 총총총 뛰어갔더니 친구였다 흑흑흑 보고싶었어 친구야 ㅠㅠㅠㅠ
이제 다시 안경을 벗고 생활하는 시간을 늘릴 것이다. 그래서 전부터 궁금했던 것을 일기로 정리해놓고 가려고 한다.
내 의문은 '안경 벗고 아주 가까이서 코박고 책을 보는 것 vs 안경을 끼고서라도 정상적인 거리 또는 멀리서 책을 보는 것, 어떤 것이 나은가'이다.
눈밖 외부 사물거리 |
망막에 선명한 상이 맺히기 위한 수정체 두껍게 쓰는 디옵터 |
100cm 48.51cm 31.14cm 23.62cm 18.54cm 15.14cm 13.88cm 12.77cm 12.27cm 10.6cm 9.57cm |
정상(0디옵터) 1디옵터 2디옵터 3디옵터 4디옵터 5디옵터 5.5디옵터 6디옵터 6.25디옵터 7.25디옵터 8디옵터 |
[출처: '양원장이 만든 1m 내의 수정체 두껍게 쓰는 정도의 디옵터별 거리표에서 필요한 부분만 일부 발췌] [ http://cafe.naver.com/sukchul67/5606 (정확한 공식과 20디옵터까지의 외부 사물거리를 자세히 확인하고 싶으면 원문을 참고하세요) ]
원래 디옵터에 해당 사물거리를 알려주는 표였으나 두 항목의 좌우를 바꿔서 사물거리에 해당하는 디옵터를 확인하는 용도로 썼다.
예를 들어, 눈이 전혀 나쁘지 않은 사람의 경우
- 물체를 100cm에서 보고 있으면, 내 눈은 0디옵터 상태이다.
- 48.51cm에 있는 책을 보고자 하면, 내 눈을 1디옵터로 만들어서 본다.
- 31.14cm에 있는 책을 보고자 하면, 내 눈을 2디옵터로 만들어야 글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 그 책을 다시 100cm멀리로 떨어뜨려 놓으면, 내눈은 0디옵터로 바꿔서 100cm를 선명하게 본다.
- 100cm멀리 있는 물체를 보기 위해서, 내 눈이 0디옵터가 되어야 하는데. 내 눈은 스스로 0디옵터가 될 줄을 모른다. 그래서 안경을 벗고서 100cm를 선명하게 볼 수 없다.
- 내 눈은 아주 나빠서, 안경 벗은 맨눈으로 15cm정도 떨어져 있는 책을 겨우 본다. 그럼 내 눈이 스스로 5디옵터가 될 줄은 안다는 말.
- 반대로 내 눈은 최소 +5디옵터 상태라는 말이다. +4,3,2,1,0 디옵터가 될 줄 모르는 눈이다. 15cm보다 멀리 있는 책은 모두 흐리게 보여서 글자를 읽을 수 없다.
- 그래서 -5디옵터 안경의 도움을 받으면 +5디옵터 상태인 내 눈과 -5디옵터의 안경이 만나서 0디옵터가 됨. 100cm거리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여기까지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예시들이었고, 이제 내 의문을 해결하겠다.
- 나는 맨 눈으로 15cm거리에 있는 책을 끙끙거리면서 본다. 말그대로 책에 코를 박고 본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12cm거리까지 와야 글자가 보인다고 친다. 그러면 내 눈은 +5디옵터이거나 +6디옵터이다.
- 시력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최대한 내 눈이 +디옵터 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0디옵터에 가깝게 되도록 시간을 쓴다. 그래서 멀리 보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하는 것이다.
- 내가 안경을 끼면 안경에 -6.25디옵터가 들어있기 때문에, 100cm거리의 물체를 선명하게 보기 위해 +6.25디옵터 눈을 만든다. 0디옵터가 만들어져야 100cm가 보이기 때문임.
- 안경을 낀 상태라면 100cm거리를 보는데 내 눈은 +6.25디옵터가 되어 있다. 근데 책을 48.51cm에서 본다면 +1디옵터를 추가해서 +7.25디옵터가 되어있다.
- 심지어 필기를 해야하거나 해서 30cm거리까지 가까이 책을 당긴다면 +2디옵터가 추가되어 +8.25디옵터가 되어야한다.
그렇다면 답이 나왔다.
안경벗고 코박고 12cm에서 책을 읽는 경우 +6디옵터 [win] |
안경끼고 100cm에서 책을 읽는 경우 +6.25디옵터 50cm로 책을 당겨오면 +7.25디옵터 |
책에 머리를 파묻더라도 안경벗고 보는 게 낫다.
(*이렇게 쓰고 보니, 그럼 (내 스스로 판단했을 때)내 눈은 +6디옵터인데 왜 안경은 -6디옵터가 아니라 -6.25디옵터로 더 강하게 쓰는 거지? 그 이유는 아마... 내가 1m만 선명하게 보이려고 한게 아니라 2,3m까지도 선명하게 보기 위해 안경도수를 맞췄기 때문이겠지?
근데 난 이 안경을 끼고도 안경점 시력표의 0.8도 못 보는데?? 음???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또 다른 답도 나왔다.
내 맨 눈은 +6디옵터이고, 30cm의 책을 보기위해서 +2디옵터 상태가 되어야 하니까...책을 볼 때만큼은 -4디옵터의 안경을 껴야 지금보다 눈이 더 나빠지지 않는다. (그치만 또 안경 맞추러 가기는 부담스러우니 동생이 고등학교 때 쓰다가 버리고 간 안경을 주워서 껴본다. 이 안경을 끼니까 아주 선명하게는 아니라도 23cm정도까지 보이니까 -3디옵터 안경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다음에 안경점 갈 기회가 생기면 이 안경 도수도 체크하고 와야지!) (도수를 낮추든 높이든 도수변화가 생기고 나면 적응할 때까지는 어지러움이 생긴다)
와... 이렇게 보니 마이너스7.5와 마이너스8디옵터의 안경을 끼고서 대학생활 동안 책을 봤으니 내 눈이 얼마나 끔찍해 했을지ㅠㅠ 거의 +10디옵터 상태로 책을 본 것이다. 거기다 난시도수까지... 눈이 남아날 수가 없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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