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눈 사용하면서 느끼는 증상 2
증상(통증)에 관한 글을 이미 쓴 적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증상이 많이 달라져서 두번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글을 먼저 읽고 와주세요.
1. 이전에는 외형적인 변화와 함께 외적인 자극이 대부분이었다. 지난번 글에서 밝혔듯이 눈을 손바닥으로 누르는 느낌, 또는 눈의 중앙을 꾸욱 누르는 느낌 등등이었다. 그런데 이제 외적으로 느껴지는 자극은 거의 없다. 눈도 더이상 들어가지 않는다. 그때와 비교하면 눈이 굉장히 많이 들어갔지만 그래도 아직 남들보다는 눈이 돌출되어 있다.
2. 오히려 훈련을 하는 중이 아닐 때 외적인 통증을 느끼는데 이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다.
높은 도수를 끼고 가까운 물체를 볼 때, 특히 스마트폰은 5분 이상 하면 눈에 선명한 통증을 느낀다. 맨눈으로 할 때는 아니다. 나에게 꽤 적당한 도수인 -5.5를 끼고 가까운 것을 볼 때만이다. 이 통증의 원인은 아무도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지만 스스로 알 수 있다. 들어간 눈이 다시 돌출되려고 하는 것이다. 이 통증을 무시하고 한 3일 눈 혹사시키면 눈이 다시 튀어나온다.
나는 이 통증이 고맙다. "너 지금 디옵터 굉장히 높게 쓰고 있어. 안경을 벗든지, 가까이를 보지 말든지. 뭔가를 해봐"하는 경고음이다.
3. 훈련을 할 때는 통증이 없어서 섭섭하다. 내가 상을 선명하게 보고 있는게 맞는건지, 제대로 훈련이 되고 있는건지 매번 긴가민가하는데. 통증이라도 찾아와주면 좋으련만...... 대신 예전에 전혀 없었던 증상이 새로 생겼다. 졸음이 오는 것과 머리가 살짝 아픈 것이다. 전에는 훈련하는 것이 별로 힘들지 않아서 졸음이 오지 않았다. 그냥 노는것과 같았는데 지금은 몸이 좀 힘들어하는 것 같다. 머리가 아픈 것은 정확히 말하면 두통이라기보다 뒷목이 당기는 느낌이다. 나도 모르게 자고 있을 때가 있다. ㅋㅋㅋㅋ
이 불편한 느낌이 '심리적인 스트레스'에서 오는게 아닐까 고민해봤는데 그건 정말 아닌 것 같다. 나는 훈련이 싫지않고 시력이 좋아진다는 사실때문에 기쁘다. 잠깐 했다고 생각했는데 30분 지나있고... 시간을 훔침 당한다.ㅋㅋㅋㅋ 일부러 자세도 누워서 한다. 자세가 편안해야 마음도 편안하니까.
정말 솔직하게 생각해봐도 이건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눈과 뇌'의 문제인 것 같다. 훈련을 할 때 눈에 엄청난 긴장감이 있다. 그리고 그 눈을 따라서 이마가 빳빳해지고 머리쪽으로 빳빳함이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 긴장감은 싫다 ㅠㅠ 그래도 제대로 보려고 노력하니까 힘든거겠지 위로하곤 한다.
4. 지난번 일기에 지금까지의 시력회복은 그냥 커피였다면, 앞으로의 시력회복은 TOP라고 농담삼아 말했다.ㅋㅋㅋㅋ 그래서 지금 이렇게 힘든게 아닐까 싶다.
8.5디옵터라는 시력는 대학생활하면서 급속도로 나빠져 생긴 결과이지, 내 성장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시력악화가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8.5안경에서 -6.25안경을 끼기까지는 회복속도가 정말로 빨랐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내가 훈련에 들인 노력을 생각하면 정말 쉽게 회복한 것이다. 내 눈이 6디옵터가 되는 날만 기다리고 있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훈련 한번 = 회복 한번, 성장이 팍팍 느껴졌다.
이는 아마 탄성과 연관이 있을텐데... -5.0 이상의 안경을 끼고 산 것은 10년이 넘었고 -8.5는 3년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내 눈 입장에서는 -8.5보다 -5가 친숙하지 않았을까.
5. 아주 가끔 강렬하면서 행복한 통증이 오기도 한다.
이건 정말 훈련이 잘 되었을 때 한번 탁 쏘고 지나가는 느낌인데... 말로 표현하면 '내가 눈을 뜨고 있는데 볼펜으로 내 눈을 탁 치고 가는 느낌'이다. 그럼 화들짝 놀라서 눈을 깜빡한다. 처음 겪었을 때는 눈에 문제가 생겼나 했는데 몇 번 겪고 나니까 마냥 좋다. 근육이 탁 끊어지는 느낌이랄까?ㅋㅋㅋㅋ 전혀 아프진 않다.
또 이와 비슷한 느낌인데, 탁 치고 지나가는게 아니라 쭈우우우욱 하는 느낌이 있다. 이것도 훈련이 정말 잘되고 있을 때 찾아온다. 몇초 정도 이어지는데 스트레칭 다리찢기 할 때 근육이 쭈우우욱 찢어지는 느낌? 눈 중앙에서 느껴진다. 전혀 아프지 않고 몇 초가 지나면 느낌이 사라진다.
나는 이게 계단식 성장인가? 후훗 하면서 좋아한다. ㅋㅋㅋㅋㅋ
5. 이런 잠깐잠깐의 통증 말고는 피드백이 없으니까, 내가 훈련을 제대로 하는게 맞는지 확신이 안 선다. 사이버세계처럼 회복수치가 띵띵띵 게이지로 나왔으면 좋겠다. ㅋㅋㅋㅋㅋ
그러나 훈련을 끝내고 독서로 돌아오면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아까 안보였던 것들이 선명해져있기 때문이다. 훈련하는 중에는 나를 믿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상'이 맞다는 것, 내가 노력해서 선명하게 만들어냈다는 것,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책의 글자가 진해져 있을 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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