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눈 훈련 방법: 4가지 소개
보라매눈 훈련 방법이라는 것이 특별히 있는 건 아닙니다. 그냥 우리가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듯이, 맨 눈으로 세상을 보고, 나아가서 보라매눈을 끼고 세상을 보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훈련이 됩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모든 것이 막막한 법입니다. '훈련'이라는 이름이 붙었기 때문에 나름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요. 그래서 구렁이가 만들어놓은 '틀'을 소개합니다. 초심자에게 도움이 되는 가이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전글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론적인 부분은 없습니다. 경험 위주의 글입니다.
▒ 1. 정적인 것(글자, 그림…)을 대상으로 훈련하기
보라매눈을 끼고 멈추어 있는 대상을 봅니다. 글자, 그림, 스티커, 포장지 무엇이든 상관 없습니다. 보라매눈을 끼고 보는 세상은 아주 축소된 세상이기 때문에 대상과 나의 거리는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다시 말해, 매우 가까이 있는 물체라도 훈련의 효과가 있으니 '보라매눈 디옵터 도수를 내 눈의 디옵터 도수보다 높인 것만 아니라면' 대상이 가까이 있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보라매눈의 좌우명 '보다 멀리'를 떠올려봤을 때 가까이 있는 물체보다 멀리 있는 물체의 훈련효과가 높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더 물체를 멀리 두거나, 조금 더 보라매눈 기구의 도수를 낮추는 노력을 합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물체를 멀리 두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아예 초점을 맞출 수 곳까지 가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지금 선명하게 보이진 않지만 노력하면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곳'에 물건을 두어야 합니다. 또는 보라매눈 기구의 관을 풀어서 선명하지도, 아예 흐리지도 않은 도수에 맞춰서 사용해야 합니다.
한편 보라매눈의 좌우명 '보다 작게'를 떠올려봤을 때 똑같은 물체를 보더라도 물체 전체가 아니라 부분을 볼 때 훈련효과가 높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보는 대상은 곰돌이 전체를 하되, 그 곰돌이의 코를 유심히 봤다가, 발을 유심히 봤다가, 털을 유심히 봤다가 등등 전체를 부품화 시켜서 살펴봅니다. 글자를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발'이라는 글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되 ㅂ의 모서리, 점, 선을 유심히 봅니다.
* 위 내용은 사진을 곁들여 쓴 글이 있으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이 훈련법은 조금 지루합니다. 회복훈련이 원래 지루한데 훈련법도 지루하면 지치기 쉽죠. 그래서 저는 이것과 흡사하면서 난시교정의 효과가 있는 두번째 훈련을 추천합니다.
▒ 2. 난시캡을 이용해서 훈련하기
보라매눈 기구에는 난시캡 2가지와 고배율렌즈캡 한 쌍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이 중 난시캡 2가지는 '점캡'과 '빗금캡'입니다. 점캡도 난시교정의 효과가 있으나 빗금캡이 월등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저는 빗금캡만 활용합니다.
빗금 난시캡을 이용한 훈련은 위의 1번 훈련법과 아주 흡사합니다. 점과 선을 보는 훈련을 저절로 하게 해줍니다. 빗금캡에는 점과 선밖에 없거든요. 아주 단순하지만 단순하기 때문에 명료한 목표를 제시합니다. 1번 훈련과 마찬가지로 지루하지만 난시교정과 근시교정을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난시교정훈련을 하기 위해서 2번 훈련은 지루해도 어쩔 수 없이 해야합니다. 이것보다 빠른 시간 내에 난시를 잡을 수 있는 훈련은 없습니다.
난시캡 훈련을 할 때는 내 시력 도수에 보라매눈 도수를 맞추는 게 아닙니다. 그보다 낮은 도수, 흐리게 보이는 수준에서 훈련합니다. 도수를 낮출수록 근시교정의 효과도 높아집니다. 하지만 선이 흐리다못해 아예 보이지 않는 수준까지 낮추는 건 옳지 않습니다. 훈련하는 중에 선들이 선명해지면 관을 풀어서 도수를 낮추고, 또 선명해지면 관을 풀고를 반복해서 0디옵터에 다가가는 게 목표입니다.
* 난시캡을 이용한 훈련법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안내하는 글이 있습니다. 난시훈련이 어렵게 느껴지면 꼭 한번 봐주시길 바랍니다.
▒ 3. 영상(tv, 컴퓨터)을 대상으로 훈련하기
간편하고 지루하지 않은 방법입니다. 텔레비전 화면은 워낙에 큰 상이기 때문에 보라매눈을 통해 축소되어도 볼 만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상을 보면 되기 때문에 훈련에 거부감이 없어집니다. 자신의 시력수준보다 같거나 낮은 도수에 맞추고 영상을 시청합니다.
특별히 방법이랄 것이 없습니다. 재미있게 영상을 보면 됩니다. 저는 주로 예능자막을 위주로 본다, 출연자들의 얼굴만 본다, 화면이 전환되거나 출연자가 움직일 때 휙휙 움직임을 위주로 본다 이런식으로 하나의 방향을 정해놓곤 합니다. 놀라운 것은 화면을 꼭 선명하게 인식하지 않더라도 휙휙 전환되는 느낌만 캐치해도 훈련이 된다는 것입니다. (멍하게 있는 건 안됨)
겨우 티비를 보았을 뿐인데 시력이 회복되냐 믿기지 않겠지만 그렇습니다. 회복됩니다. 저는 이 방법이 아주 쉬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집에 온 친척에게 이걸 끼고 티비를 보라고 했더니 "어우 답답해 티비가 너무 작아 싫어싫어" 하시는 걸 보고 무조건 쉬운 방법은 아니구나 느꼈습니다. 흐린 세상에 대해 불폄함을 많이 느끼는 분이라면 이 훈련도 심리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저는 저도수안경 생활이 꽤 되었고 흐리게 보이는 것에 초탈(?)한 상태입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반포기하면 스트레스도 없고 편안하게 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영상을 다 보고 보라매눈을 벗는 순간 훨씬 선명한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 4. 스톱워치를 대상으로 훈련하기
단순하고 명료하다는 점에서는 1,2번 훈련과 비슷하지만 움직이는 대상을 본다는 점에서 3번 훈련과 유사합니다. 영상의 움직임을 캐치하듯이 스톱워치 숫자의 움직임을 캐치합니다.
사진에 58초 59인 상태입니다. 57초가 58초가 되고 58초가 59초로 되는 것을 보아도 됩니다. 하지만 1초 안에는 숫자 변화가 없으니 더욱 분주하게 움직이는 작은 숫자를 보겠습니다. 1/100sec 단위를 봅니다. 안경을 끼고 있는(눈이 잘 보이는) 상태에서는 숫자가 모두 위 사진처럼 선명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안경을 벗으면 아래의 사진처럼 보일 겁니다.
숫자들이 흐려지고 뭉개진 상태. 눈이 나쁘면 나쁠수록 흐린 정도가 심해집니다. 이 상태에서 보라매눈을 끼면 숫자가 어떤 숫자인지 알아보기 힘들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보다 더욱 흐리게 만들어서 훈련할 겁니다. 보라매눈 도수를 시력 1.5(0디옵터)라고 표기되어 있는 곳까지 풀어서 "까만것은 배경이요 흰것은 숫자이다" 상태로 만듭니다. 저는 고도근시이기 때문에 흰것이 숫자인지도 모릅니다. 그냥 먼지가 날리듯, 흰색 날개가 푸드드득 푸드드득 이렇게 보일 뿐입니다. 놀랍게도 그 푸드드드득 거리는 걸 보면 시력회복이 됩니다. 그게 무슨 숫자인지 못 알아보는데도요.
1번 훈련만큼 지루하면서 2번 훈련처럼 난시교정이 되는 것도 아니고 3번 훈련만큼 재미있는 것도 아닌데 왜 4번 훈련을 정성들여 하느냐 궁금하시죠? 노잼이고 난시교정이 안되지만 근시교정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푸드드드득 푸드드드득을 10초만 봐도 눈에 통증이 올 겁니다. 시간대비효율 최고의 훈련입니다.
*** 어떤 훈련을 하든 주의하셔야 할 점
본인의 변화를 살펴봐야 합니다. 눈물이 나거나 눈을 누르는 것처럼 아프거나 근육이 찢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나거나 등등 어떤 느낌이 나야합니다. 아무 느낌도 없다면 훈련을 잘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점 맞추는 노력을 안하고 멍하니 있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 신기한 점
양 눈을 다 하는 것보다 한 눈씩 훈련하는 것이 훈련 효과가 높습니다. 그리고 왼쪽 눈을 훈련하면 오른쪽 눈이 더 많이 회복되고 오른쪽 눈을 훈련하면 왼쪽 눈이 더 많이 회복됩니다. 이는 통증으로도 표현되는데 왼쪽 눈을 훈련할 때 오른쪽 눈이 더 아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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