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인디게임] 담배주식회사, 추천하는 리뷰
이전 글에서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스토어에서 경영 시뮬레이션 + 무료의 조합으로 검색한 결과 우연히 만나게 된 게임입니다. 게임 설명에서 개발자 본인이 1인개발 인디게임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포함해도 60MB가 넘지 않으며 특이하게 18세 이상 게임입니다. 18세 이상이어야 할 소재가 전혀 없는데 아마 '담배'라는 소재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데이터를 포함해도 60MB조금 못되는 게임이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알찬 게임입니다. 리뷰 시작합니다.
개발자의 노림수인지 알 수 없지만ㅋㅋㅋㅋ 메인 화면이 너무나 예쁩니다. 게임 내용과 전혀 상관 없으며, 저 인물들은 나오지 않습니다. 여성 캐릭터를 기대하면서 게임을 시작하지 마시길 ㅋㅋㅋㅋ가로보기로 플레이해야 합니다.
저는 상당히 오랜시간 플레이 했습니다. 한시간만 해야지 하고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2시간 3시간 이어진 것도 있지만, 금방 엔딩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고문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레벨이 오르는 과정을 보면서 '아 감 잡았어. 이런 식으로 하면 쑥쑥 크겠는데? 미국이나 한국이 레벨 15인 것을 보니 그쯤되면 엔딩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엔딩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렸죠. 그러나 게임만 집중해서 3시간, 그냥 켜놓고 다른 것 하면서 3시간을 해서 레벨 10이 겨우 되었습니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런 희망고문ㅠㅠㅠㅠ
어쨌든 위 사진은 레벨 10에 꽤 많은 국가를 개척한 결과물입니다. 첫 시작은 국기가 하나도 달려 있지 않은 민숭맨숭한 대륙일 뿐입니다. 국가를 찍어가면서 담배공장을 개척하고 키워갑니다. 전 세계에 시장 점유, 흡연률 99.9%를 만들면 끝납니다.
처음 적응을 위해 퀘스트도 주고 보상도 주고 하면서 튜토리얼 겸 안내를 해줍니다. 회색박스가 퀘스트창입니다.(지금은 고레벨이 되어 퀘스트가 없는 상태입니다.) 튜토리얼이 친절한 편은 아닙니다. 어리둥절한 상태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혼자 익혀 나갑니다. 하지만 저는 플레이어가 해보려는 생각만 있으면 불친절한 튜토리얼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튜토리얼이 게임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팁이 많이 제공되다 보면 일종의 스포일러가 되어 게임이 쉬워집니다. 그리고 어리둥절해서 이것저것 해보느라 1시간이 후딱 지나갔으니 이 또한 게임의 흥미요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사진은 아직 많이 개척하지 않아 국기가 없는 상태이네요. 파란색, 분홍색, 초록색 네모네모들이 대륙 위에 떠 있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찍어왔습니다. 저것들을 누르면 돈, 연구점수, 보석을 줍니다. 플레이어가 중간중간 쳐지지 않도록, 화면에 손가락을 댈 수 있도록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 생각됩니다. 돈이 없어서 기다려야할 때도 있고 점쟁이 턴이 안와서 기다려야할 때도 있는데... 그때의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서 만든 게 아닐까요. 또 가끔은 오른쪽 아래에 광고를 볼 수 있는 아이콘이 생깁니다. 광고를 보면 보석을 주고 점쟁이 턴을 짧게 만들어줍니다. 미니게임도 하나 있습니다. 단순한 구슬굴리기인데 저 네모네모들과 함께 생겼을 때만 잡을 수 있습니다. 하고나면 돈, 연구점수, 보석을 줍니다.
점쟁이가 이 사람입니다. 담배주식회사가 무조건 직진으로, 발전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갈 수 없는 이유가 이 점쟁이 때문입니다. 점쟁이를 통한 '확률'시스템 때문에 실패가 항상 따라다닙니다. 돈이 준비되었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연구점수가 준비되었다고 무조건 개발에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담배농장을 업그레이드해서 늘어나는 생산량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회사가 운영되는 데 필요한 부차적인 개발, 연구 요소들이 있습니다.
연구소를 돌려서 연구점수를 만들고> 그 연구점수로 첨가제나 품종을 개발하고 >그 개발로 인해 제품의 인기, 판매량이 높아지는 연속적인 과정을 갖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CEO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아이템을 사면> 그 능력 덕에 회사의 능력이 올라가고 > 전반적인 관리효율 향상, 비용감축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과정을 갖고 있습니다.
진출하는 국가의 정보입니다. 이렇게 통계자료를 게임에서 제공하다니 ㅋㅋㅋㅋ 개발자의 노력이 보입니다. 저는 유심히 읽어보긴 했습니다만 이 통계결과가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것인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진출하자마자 이익이 많이 나오는 국가는 인구가 많고 흡연율이 높은 국가일거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나라에 진출한다고 곧바로 담배를 팔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 나라의 정서에 맞는 담배를 개발합니다. 컬렉션처럼 담배곽도 모으게 되겠네요.
각 국가에 세운 공장의 직원을 조정해가면서 판매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과 로비스트가 활동하면서 점유율, 흡연율을 높입니다.
정리:
저는 감동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똑같이 잘 만들어진 게임을 보고도 유명회사가 만들었으면 그러려니 하고, 인디 개발자가 만들었다고 하면 오- 하는 성격이기도 하지만ㅋㅋㅋ 그래도 굉장히 세심하게 짜여진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게임기획을 치밀하게 하지 않으면 이것 빠지고 저것 빠지고 결국 흥미요소가 듬성듬성 빠진 게임이 됩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아주 오랜 고민을 통해 최대한 새는 것이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인디게임의 독창성과 상업게임의 흥미성을 함께 잡은 게임입니다.
리뷰를 보는 분들은 아마 UI부분이 산만하고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게임회사의 전문 그래픽 디자이너, UI전문가들이 그려낸 게임과 비교하면 당연히 부족함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알지도 못하는 저 개발자를 옹호하자면, UI나 그림, 그래픽 이런 것들의 허전함은 모든 인디게임의 공통적인 문제라는 겁니다. 이거 인디게임이예요 말해주지 않아도 대부분 아- 인디게임이구나 하는 정체성(?)를 표현하는 게 UI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그래픽, UI에 속아서 이 게임을 다운받지 않는 실수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1번쯤은 엔딩을 보고싶은 좋은 게임입니다.
겉보기에 조금 친근(?)하고 허접(?)스럽지만, 100만 다운로드의 선례답습형 게임보다 훨씬 낫습니다. 아까 에어 타이쿤에서도 이런 표현을 했지만 '때려부수고 시끄럽고 방방 떠들고 싶은 날 말고, 조용히 집에서 뒹굴고 싶을 때 하면 좋은 시뮬레이션'입니다. 주말에 담배주식회사,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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